17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16일) 오전 11시 수도권 인근 한 교회에서 진행된 ‘다락방 목회자 집단 탈퇴 및 성피해자 공동 성명 발표’에서 101명에 달하는 다락방 전·현직 목회자가 탈퇴 성명을 발표했다.
한 다락방 탈퇴 목회자는 이 자리에서 “이 단체와 류광수 목사의 실체를 몰랐다”면서 “우리는 너무 순진했고, 너무 어리석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락방 단체 내에서 다수의 성 비위 사건과 재정 비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며 “오래전부터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왔지만, 우리는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고 음해세력의 거짓 소문으로 여겼다”고 고백했다.
이어 “몇 년 전 류 목사 핵심 측근 목사의 성범죄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류광수 목사와 다락방 본부 핵심 목사들의 성 비위 사실과 재정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크게 당황했다”고 언급했다.
성 피해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날 위력에 의한 성피해를 당하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고통과 아픔을 감추고 조용히 떠나거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덮고 넘어갔다”며 “다락방 안에서 교역자와 중직자의 위력과 간계로 저질러진 성 비위는 천인이 공노할 범죄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고, 우리의 가정은 붕괴됐다. 우리의 자녀들은 이로 인해 인생이 망가지고 말았다”며 “더 이상 나약과 방관과 침묵의 굴레에 갇혀 있지 않고,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우리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더는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이날 성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가해자 등의 음성이 담긴 4개의 파일을 공개하면서, 다락방 내 성 비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그리고 피해자 보호와 지원,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특히 피해자 A씨는 기자회견에서 과거 다락방 내 목회자 B씨에게 성 피해를 봤다면서 “미성년자가 담임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심지어 성폭행하려고 불이 꺼진 목양실로 몰래 불러내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얘기를 전해 듣고도 이름만 대면 모두 알만한 본부의 목사라는 사람들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심지어 신고하려고 하니 그 신고를 말리고, 그렇게 가해자 목사와 똑같은 한 통속처럼 십몇 년을 그대로 방치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결국엔 그 가해자에게서 또 다른 추가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계속 나왔지 않냐”며 “이 목사 아직도 다락방 용어 메시지 그대로 쓰면서 목회하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목사가 어린아이들을 성추행하고 성폭행하고 있을지 누가 아냐”고 반문했다.
즉, 다락방 측에서는 미성년자 성 비위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방치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또한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 목회자들이 피해자를 향해 2차 가해를 자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C 목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성 비위 사건을 인정하면서 “피해자에게 공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C 목사가 “심판주 행세를 하지 말아라”, “너도 그리 경건한 사람은 아니지 않냐” 등의 카톡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C 목사는 여러 차례 피해자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 목사는 지난 13일 ‘피해자를 향한 미안함이 없어 보인다’라는 본지 기자의 지적에 “반성과 회개는 매일 24시간 하나님 앞에서 금식도 하면서 하고 있다. 단지 먼저 하나님 나라의 일을 생각하다가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C 목사에게 성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D씨는 이와 관련해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 B 목사를 보고 있자니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기분”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하루하루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